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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콘밸리가 만든 금발의 미녀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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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19회 작성일 23-04-1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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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훔치고 속여도 성공하면 된다” 실리콘밸리가 만든 금발의 미녀 사기꾼 [박건형의 홀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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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건형의 홀리테크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80905

    2015년 6월15일 경제전문 포브스는 ‘미국에서 자수성가한 여성 부자 50′를 발표하면서 엘리자베스 홈즈라는 31세의 여성을 1위로 선정했습니다. 당시 홈즈의 순자산 평가액은 45억달러(약 6조원)로 건축자재 회사 ABC서플라이 창업자 다이앤 헨드릭스(37억달러), 유명 패션브랜드 갭(GAP) 공동 창업자 도리스 피셔(31억달러), 패션브랜드 포에버21 공동 창업자 장진숙(4위)을 압도했습니다. 5위는 누구나 다 아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였습니다. 하지만 불과 1년 뒤인 2016년 6월1일 포브스는 홈즈의 자산을 45억달러에서 0달러로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법원의 에드워드 다빌라 판사는 홈즈에게 135개월(11년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2003년 혜성처럼 등장해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로 급부상하며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았지만 지금은 범죄자로 전락한 홈즈. 그는 과연 누구이고, 어떤 방식으로 거대한 사기극을 벌였을까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홈즈의 스토리는 실제로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드롭아웃’으로 제작됐습니다) 스토리가 펼쳐집니다.

    테라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즈
    테라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즈

    ◇불가능한 사업에 뛰어든 명문대생

    홈즈는 1984년 2월3일 워싱턴DC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 크리스티안 홈즈는 회계 사기 스캔들로 파산한 에너지 회사 엔론의 부사장이었고, 어머니 노엘 앤은 의회 직원이었습니다. 홈즈는 어렸을 때부터 천재성을 보였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때 컴퓨터 프로그램을 코딩해 중국 대학에 판매하기도 했고, 2002년에는 스탠퍼드에 진학해 화학공학을 전공했습니다. 1학년이 끝난 뒤에는 싱가포르 게놈 연구소의 실험실에서 혈액 샘플을 수집하고, 사스(SARS) 테스트 연구를 했습니다. 이 일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2003년 3월 홈즈는 돌연 스탠퍼드를 중퇴하고 등록금으로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리얼 타임 큐어스(Real-Time Cures)’라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그는 ‘의료 민주화’의 기치를 내걸며 “바늘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세상을 열겠다”고 창업 취지를 홍보했습니다.

    엘리자베스 홈즈가 처음 창업했던 '리얼타임큐어스'의 초기 광고.
    엘리자베스 홈즈가 처음 창업했던 '리얼타임큐어스'의 초기 광고.

    “손가락 끝에서 몇 방울의 혈액만 얻으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 수많은 질병을 진단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홈즈의 주장이었지만 정작 홈즈가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의논한 스탠퍼드 의대 교수 필리스 가드너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혈액으로 진단하고 판별할 수 있는 질병의 숫자에는 한계가 있고, 그나마 몇 방울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다른 교수들도 모두 회의적인 의견이었지만, 홈즈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공대 학장이자 과학계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거물 학자 채닝 로버트슨을 이사로 영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후 홈즈는 회사 이름을 ‘치료(therapy)’와 ‘진단(diagnosis)’를 합성한 테라노스(Theranos)로 바꿨습니다. 네. 바로 실리콘밸리는 물론 전세계 바이오 업계를 뒤흔든 ‘테라노스 스캔들’의 시작이었습니다.

    ◇키신저·슐츠·페리… 금발 미인에 현혹된 권력자들

    테라노스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2004년 12월까지 홈즈는 600만달러를 모았고, 2010년 말에는 투자금이 9200만달러가 됐습니다. 당시 테라노스의 가치는 90억달러에 이르렀습니다. 2014년말 당시 홈즈는 18개의 미국 특허와 66개의 외국 특허를 등록했고 2015년에는 클리블랜드 클리닉, 캐피털 블루크로스, 아메리헬스 카리타스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홈즈는 “혈액 몇 방울만 제공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부터 암까지 240가지 수치와 질병을 진단해준다”고 했고 수많은 언론과 방송 프로그램이 그를 찬양했습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스캔들이 터지기 전, 황 전 교수가 한국에서 받았던 스포트라이트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테라노스는 세이프웨이, 월그린 등 편의점에서 질병 진단 서비스를 시작했고 미 국방부까지 군에 테라노스 기술을 도입하려고 했습니다.

    테라노스는 2013년 9월 미국 전역에 약 7000개의 매장을 보유한 미국 최대의 약국 체인점 월그린과 계약을 맺었다. 월그린 상점 내에 40여 개의 진단센터를 설립하고 ‘에디슨’을 활용한 질병 검사를 실시했다.
    테라노스는 2013년 9월 미국 전역에 약 7000개의 매장을 보유한 미국 최대의 약국 체인점 월그린과 계약을 맺었다. 월그린 상점 내에 40여 개의 진단센터를 설립하고 ‘에디슨’을 활용한 질병 검사를 실시했다.

    홈즈의 인맥도 화려했습니다. 2011년 7월 홈즈는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을 만나 2시간만에 이사회에 영입했습니다. 테라노스의 이사회는 ‘미국 기업 역사상 가장 저명한 이사회’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슐츠 이외에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과 초대형 로펌의 오너급 변호사들도 있었죠. 심지어 이들은 철석 같이 홈즈의 기술과 테라노스의 미래를 믿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2014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홈즈가 때때로 스티브 잡스의 후계자라고 불리지만, 이는 부적절한 비교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스티브가 가지지 못한 사회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 천재이자 큰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라고 평가 했습니다. 네. 빠져도 단단히 빠진 것이죠. 테라노스 연구실을 방문해 극찬한 정치인 중에는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있었습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테라노스의 이사회 멤버였다. /CNN 스크린샷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테라노스의 이사회 멤버였다. /CNN 스크린샷

    ◇목소리까지 속이며 “나는 제2의 잡스”

    홈즈의 성공은 철저한 계산과 이미지 메이킹의 산물이었습니다. 홈즈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운동·명상·기도·아침 식사를 한 뒤 6시45분에는 테라노스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나는 절대 1분도 늦지 않고, 흥분하지 않고 충동적이지 않으며 주저하지도 않는다”고 자신했습니다. ‘나는 실패하지 않는 일하는 기계’라고 자기최면을 건 뒤 이를 만나는 사람에게 표출하면서 속인 것이죠. 뉴욕타임스는 그가 철저한 시간 계획으로 유명한 벤자민 프랭클린을 따라했을 뿐 아니라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과 흡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위대한 개츠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위대한 개츠비'

    실제로 소설 속 개츠비는 밀주업자이자 가짜 채권을 판 사기꾼이었지만 완벽한 일과표를 지키는 인물로 설정돼 있습니다. 개츠비와 홈즈의 차이점은 사기의 무대가 월스트리트냐 실리콘밸리냐 뿐이었습니다. 홈즈는 자신이 가진 배경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명문 스탠퍼드를 중퇴한 금발의 젊은 미인’이라는 이미지 말입니다. 실제로 홈즈의 금발은 염색이었고, 그의 머리카락은 갈색이었습니다. 홈즈가 미인인 것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드롭아웃’에서 홈즈 역할을 맞은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홈즈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꽤 비슷하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을 정도입니다.

    더 드롭아웃 드라마. /훌루
    더 드롭아웃 드라마. /훌루

    홈즈는 검은색 터틀넥 셔츠를 고집했고, 우유를 치즈로 가공할 때 형성되는 유청(whey)을 즐겨 먹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이런 옷과 식단을 고집한 인물이 있었죠. 바로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입니다. 자신을 ‘제2의 잡스’로 철저히 포장한 겁니다. 홈즈는 목소리까지도 꾸몄습니다. 공개석상에서 깊은 바리톤 톤의 연설과 대화로 신뢰감을 줬지만, 테라노스 전 동료들은 실제로는 그의 목소리가 전형적인 젊은 여성의 목소리였다고 했습니다.

    ◇탐사보도가 밝혀낸 사기극… ‘기술도 비전도 가짜’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성공한 여성 사업가의 몰락은 한 기자의 의심에서 시작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존 캐리루는 테라노스의 혈액 검사 키트인 ‘에디슨’이 조작인 것 같다는 의료 전문가의 제보를 받은 뒤 홈즈의 능력과 테라노스의 기술력에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물론 테라노스의 기술력이 가짜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는 이전에도 많았습니다. 과학적으로 아직 불가능한 얘기일 뿐만 아니라, 홈즈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하는 설명이 고등학교 과학 수업 수준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홈즈와 테라노스에 대한 일방적인 찬사와 영향력을 가진 이사회 멤버들의 위세에 눌려, 이런 주장들은 묵살됐습니다. 캐리루는 테라노스 전현직 직원 160명을 인터뷰하며 테라노스를 파고 들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홈즈는 변호사를 통해 기사를 막기 위해 변호사를 동원해 언론사와 내부고발자들을 협박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 10월16일 캐리루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혈액검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 테라노스’라는 제목의 기사를 월스트리트저널에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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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0월16일자 월스트리트저널. 빨간색 테두리 안이 테라노스의 실체를 폭로한 기사이다.
    2015년 10월16일자 월스트리트저널. 빨간색 테두리 안이 테라노스의 실체를 폭로한 기사이다.

    이 기사에서 캐리루는 테라노스가 실제로는 제대로 된 혈액검사 기기를 개발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실제 검사에는 다른 회사의 제품을 사서 사용했다는 것을 폭로했습니다. 홈즈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타블로이드’라고 깎아내린뒤 CNBC 방송에 출연해 기자와 신문을 비판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쏟아져 나오는 직원들의 증언과 내부 문서는 명백한 사실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거대한 사기극’이었다는 겁니다. 이후 증권거래위원회(SEC)와 FDA가 조사에 나섰고 캐리루의 기사는 모두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수백 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던 테라노스의 진단키트 에디슨은 고작 10여가지 혈액검사만 가능했을 뿐입니다. 홈즈는 “피를 뽑지 않고도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 역시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 황우석 전 교수가 있지도 않은 배아줄기세포 기술로 하반신 마비 환자에게 “너를 일으켜 주겠다”고 장담한 것 같은 일을 홈즈도 일삼은 겁니다.

    테라노스의 진단 분석 기기. 엘리자베스 홈즈는 이 기기로 240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10여가지의 간단한 혈액검사가 가능한 기기였다.
    테라노스의 진단 분석 기기. 엘리자베스 홈즈는 이 기기로 240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10여가지의 간단한 혈액검사가 가능한 기기였다.

    ◇최후 변론에서 “세상에 선을 행하겠다”

    SEC와 투자자들은 2018년 홈즈를 사기와 투자자 기만 등 12건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홈즈는 이후 임신과 출산 등을 이유로 재판을 계속 미뤘고, 실제 재판은 지난해 9월초부터 시작됐습니다. 홈즈는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자신은 테라노스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전 남자친구 라메시 발와니의 지시를 따른 얼굴마담일 뿐이었다는 겁니다.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는 발와니가 자신을 정신적·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주장도 했습니다(발와니는 지난 7월 별도 재판에서 12건의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12월7일에도 선고가 예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되고 “사람의 목숨으로 장난을 쳤다”는 비난이 확산되자 홈즈와 변호인단은 전략을 바꿨습니다.

    엘리자베스 홈즈가 유죄 평결을 받은 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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