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탐정업법 제정 촉구 - 가천대 경찰행정학과 홍성삼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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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높은 서비스를 원하는 국민은 공인자격증을 갖춘 탐정을 원해, 공인의식을 갖고 사회 정의감과 전문 직업의식이 중요
지난 2월 발생한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이 발생한지 2개월이 지났지만 진실은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터진 LH 직원들의 내부 개발정보를 활용한 부동산 투기 조사도 진척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경찰청은 국가수사본부의 역량을 총동원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신도시 개발 예정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공언했지만 구체적인 수사 성과는 미미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부동산업계에서는 각종 공무원 관련 개발정보 유포나 투기소문이 난무했다. 따라서 정보전문가들은 민간정보만 제대로 수집했어도 국가정책이 불신을 받는 지경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탐정정책학회는 ‘탐정업법 입법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 위원장 이상수 교수)를 발족한 이래 (가칭)탐정업법 제정의 시급성과 당위성을 알리고 있다.
이에 따라 탐정신문(대표 김용태)은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최응렬 교수, 서원대 경찰학부 김영식 교수, 청주대 법학과 김원중 교수, 동아대 경영학과 정형일 교수, (사)국제산업보안정보협회 황요완 사무총장, 성균관대 글로벌창업대학원 하명기 교수에 이어 가천대 경찰행정학과 홍성삼 교수(이하 홍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경찰의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인한 형사사법 서비스 사각지대 커버 가능
홍 교수는 경찰대 3기로 졸업한 이후 서울대에서 정책학 행정학 석사와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앙경찰학교장, 충북청장, 경찰청 외사국장, 전북청장,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가천대 법과대학 경찰행정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홍 교수와 인터뷰한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탐정업법 입법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데.
경찰에서 오래 근무를 하다가 교수로 직업을 바꿨다. 경찰에 재직할 때부터 탐정제도가 외국에서는 도입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도입이 안 되었기 때문에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했다.
현재 탐정업이 허용됐지만 탐정업을 국가가 관리할 수 있는 법이 없어 적절한 관리가 안되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탐정업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 (가칭)탐정업법이 제정되면 국민들이 받을 혜택은.
탐정업은 국가의 형사사법시스템이 제공하는 범죄수사와 범죄피해자 보호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국가의 형사사법 기능이 완벽하다면 탐정업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다수 국가의 형사사법시스템이 국민이 요구하는 범죄예방과 범인수사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
경찰 인력이나 예산의 부족은 늘 지적되는 문제이다. 각종 첨단 범죄에 대응하는 경찰의 인력이나 예산이 부족해 받지 못하는 형사사법 서비스를 탐정업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 국민 다수가 탐정의 필요성에 동의함에도, 그동안 한국에서 탐정업법이 제정되지 않은 이유는.
탐정업이 허용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법제정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탐정업을 어느 기관에서 관리할 것인지, 탐정업을 어떤 형태로 관리할 것인지, 자격제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등 논란이 많다. 공감받을 만한 대안들에 대한 토론이나 논의가 부족하다.
- 21대 국회에도 이명수 의원과 윤재옥 의원이 각각 탐정업법을 발의했다. 현재 국회 행안위 소위에 계류돼 있어 법제정이 불투명한 데 그 이유는.
탐정업에 대한 관리나 감독은 탐정업의 건전한 관리와 지도감독을 어느 기관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자격증을 국가가 관리해야 할지 등 첨예한 이슈에 대한 정리가 안 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슈 때문에 탐정업에 대한 입법을 해야 함에도 국회의 관심을 받기가 어려운 점도 있다. 탐정업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
-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탐정이 담당하는 업무가 무척 다양하고, 한국의 탐정에게도 이러한 업무를 모두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데.
탐정의 업무 범위는 각국의 역사적 배경에 따라 다르다. 국가가 형사사법 기능을 독점하고 있다가 이제야 탐정업을 허용하는 우리나라는 업무 범위를 처음부터 크게 확대하기는 어렵지만 서서히 늘려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그동안 흥신소 또는 심부름센터와 같은 사업자들이 불법행위를 많이 자행하면서 탐정의 도입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떻게 걱정을 해소할 수 있을지.
탐정업을 법으로 관리하면 좀 나아질 것이다. 탐정을 허용하면서 국가에서 관리가 안 된다면 예전에 심부름센터가 보이던 모습에서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국가의 지도감독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 일부 사람들은 공인 탐정 또는 탐정사가 도입되면 국민의 부담만 증가한다고 주장하고, 일부는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탐정업 서비스를 받는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믿고 맡길 수 있는 탐정자격이 있는 종사자에게 맡기는 것을 더 선호할 것이다.
자격을 가진 탐정을 양성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교육이나 자격증 시험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은 피할 수 없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기 원하는 고객들은 공인된 자격 소유자를 원할 것으로 본다.
- 탐정 관련 입법은 17대 국회부터 발의돼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좌절됐다. 이번 두 개의 법률안에 대한 전망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탐정활동에 거는 여러 가지 기대가 있기 때문에 입법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법안은 국회에서 논의하면서 더 체계화되고 통합된 안으로 갈 것으로 본다.
- 한국에서 영국의 명탐정 셜록 홈즈와 같은 유능한 탐정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특히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탐정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탐정들이 돈되는 사업이라는 생각뿐만 아니라 서비스 마인드를 갖고 활동하면서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공인의식을 갖고 사회정의를 실현한다는 정의감과 전문 직업의식도 가져야 한다.
- 최근 여러 대학에서 학부나 대학원 과정으로 탐정학과를 개설했거나 할 계획에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어느 직업이든 전문화가 되는 과정에서 대학과 협력해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보편적 현상이다. 탐정업의 전문화와 고도화를 위해서는 대학원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탐정은 대개 퇴직한 경찰관들이 오랜 경험과 지식을 갖고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학사 과정보다는 전문 석사 과정 이상의 과정이 적합하다고 본다.
- 대학의 탐정학과에서 어떤 과목을 주로 가르치면 국민의 수요에 대응하는 유능한 탐정을 양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대학에서 탐정학과를 설치한다면, 기본적으로 리걸 마인드를 키울 수 있는 법학과목과 경찰처럼 수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경찰수사 관련 과목이 필수가 돼야 한다. 또한 탐정활동의 분야별 과학수사와 관련된 과목이 필요하다.
- 해외 영화나 TV 드라마를 보면 첨단장비를 활용하는 탐정이 많은데, 혹시 인상이 깊었던 장비가 있는지.
유전자 감식이나 디지털 포렌식 장비가 가장 첨단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 한국 탐정학 또는 탐정산업의 발전을 위해 종사자들에게 한 말씀.
선구자로 자리매김될 분들이며 탐정업 발전에 밑거름이 되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 끝으로 탐정업법 제정을 위해 국회와 관련 행정부처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은.
탐정업자나 자격증 발행 현황 등 실태를 파악해서 국가의 관리가 필요한 부분을 선정하고 법안을 단계적으로 만들어 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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